오랜 시간 동안 시계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킹 세이코 ‘KSK’의 재탄생

수많은 시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킹 세이코. 2021년, 당시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재현하여 한정판으로 재출시함에 이어 2022년에는 정규 에디션으로 다시 편입되면서 킹 세이코의 본격적인 재시작을 알리는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1965년에 출시되었던 오리지널 모델로부터 영감을 얻었지만, 단순히 복각하는 것을 넘어서 날카롭고 각진 프로필을 기반하여 새롭게 탄생한 킹 세이코는 디자인에 민감한 시계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입니다.


킹 세이코 SJE089

오토매틱 와인딩(칼리버 6L35) / 26개의 보석 / 초당 8회의 진동수(시간당 28,800회 진동) / 최대 45시간의 파워리저브 /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직경 38.6mm, 두께 10.7mm) / 5기압 방수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재출시한 킹 세이코 ‘KSK’

2021년은 세이코의 창립 1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지만, 킹 세이코가 만들어진 지 60주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로 이를 기념하여 196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킹 세이코 ‘KSK’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재현한 한정판 시계로 복각함으로써 시계 애호가들의 오랜 기다림을 종식시켰습니다.


킹 세이코 ‘KSK’ 리크리에이션 디자인

2021년 3,000개의 한정판으로 출시되었던 킹 세이코 ‘KSK’ 리크리에이션 디자인은 1965년에 제작된 2세대 KSK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하여 당시의 외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충실하게 재현했습니다. 케이스는 오토매틱 칼리버 6L35의 얇은 두께 덕분에 11.4mm로 오리지널만큼 슬림 해졌습니다.

오토매틱 와인딩(칼리버 6L35) / 26개의 보석 / 초당 8회의 진동수(시간당 28,800회 진동) / 최대 45시간의 파워리저브 /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직경 38.6mm, 두께 10.7mm) / 5기압 방수
전 세계 3,000피스의 한정판으로 제작된 시계입니다.

사실 2021년에 출시한 킹 세이코가 처음으로 복각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2000년에 발표한 ‘세이코 히스토리컬 컬렉션(Seiko Historical Collection)’에 포함된 1968년의 ‘56KS’을 복각한 한정판 시계가 출시된 바 있습니다.

이때 출시했던 한정판 시계는 당시의 시계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히트를 쳤지만, 다른 브랜드와의 포지셔닝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킹 세이코 브랜드를 유지시키지는 못했습니다.

2022년, 킹 세이코는 정규 에디션으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한정판 모델이 오리지널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2023년에 출시된 칼리버 6L 모델에는 더욱 현대적인 형태가 가미되었습니다. 킹 세이코의 라인업에는 위 사진의 SJE089 외에도 블랙 컬러 다이얼의 SJE091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로부터 20여 년의 시간이 흐른 2021년, ‘KSK’ 리크리에이션 디자인이 출시되었습니다. 모델명에서 알 수 있듯이 세이코는 1965년에 출시된 2세대 킹 세이코인 ‘KSK’의 복각을 결정했습니다.

왜 1세대가 아닌 2세대 시계의 복각을 결정했을까요? 그 이유는 디자인적 특징에 있습니다. 킹 세이코는 직선들을 조합한 형태의 디자인으로, 모든 세이코의 역사적인 모델들 중에서도 단연코 가장 상징적인 디자인을 가진 시계이기 때문입니다.

때마침, 호평을 받은 3,000피스의 한정판 복각 모델을 기점으로 정규 에디션의 재출시 준비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고, 2022년에는 킹 세이코가 다시 한번 브랜드 라인업에 추가되었습니다.

킹 세이코 SJE091

오토매틱 와인딩(칼리버 6L35) / 26개의 보석 / 초당 8회의 진동수(시간당 28,800회 진동) / 최대 45시간의 파워리저브 /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직경 38.6mm, 두께 10.7mm) / 5기압 방수

5가지의 다이얼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 첫 번째 모델을 출시한 후, 2023년에는 약 7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자랑하는 새로운 무브먼트가 탑재된 모델이 출시되었습니다. 뒤이어 슬림한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칼리버 6L35를 탑재한 SJE089와 SJE091이 출시되며, KSK의 샤프한 프로필을 기반으로 더욱 매력적인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세이코 기계식 시계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브랜드 중 하나

다시 모습을 드러낸 킹 세이코가 시계 애호가들을 이토록 열광시킨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1960년부터 그랜드세이코와 함께 세이코의 기계식 시계를 성공으로 이끈 브랜드 중 하나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세이코는 전쟁 후의 혼란을 겪으며 1950년대가 되어서야 마침내 도쿄 가메이도에 설립된 ‘다이니 세이코샤(Daini Seikosha)’를 중심으로 하는 생산시스템 구축을 다시금 완성시켰습니다.
※ 다이니 세이코샤(Daini Seikosha): 현 ‘Seiko Instruments’로, 시계 사업은 2020년 4월에 ‘Seiko Watch Corporation’으로 양도됨

당시의 가메이도 공장은 주로 여성용 시계의 제조를 담당해왔습니다. 그러나 1958년에 당대의 걸작 중 하나로 호평받는 남성용 시계인 ‘크로노스(Cronos)’를 개발했고, 두 가지의 업데이트 버전 모델을 불과 1년 만에 뒤이어 출시함으로써 세이코의 워치메이킹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965년 출시된 KSK는 전년도에 출시된 ‘킹 세이코 크로노미터(KSCM)’의 모양을 개선하여 러그의 존재감을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핵기능을 추가했습니다.
핸드 와인딩(칼리버 44A) / 25개의 보석 / 초당 5회의 진동수(시간당 15,000회 진동) /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직경 36.7mm, 두께 10.9mm)

그 정점은 1961년에 다이니 세이코샤가 출시한 ‘킹 세이코’였습니다. 킹 세이코는 가메이도 공장이 가진 정교한 시계 외관 제작 기술과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품질의 손목시계를 제공한다는 명확한 콘셉트로 하여금 탄생되었습니다.

고품질의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품질의 손목시계를 제공하겠다는 열망이 킹 세이코 제작팀의 창의적 사고를 계속해서 자극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제조비의 제약에 직면한 킹 세이코 제작팀의 독창성은 전체적으로 선형적 요소를 사용하여 트렌디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연출하는 1세대 킹 세이코 시계로 이어졌고, 이는 2세대의 KSK에서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1961년 세이코 뉴스 9월호에서 그해 출시된 킹 세이코가 소개되었습니다. 글렌체크 원단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스타일리시한 커버에는 1세대 킹 세이코와 다른 데코아이템들이 함께 배치되어 있고, 이는 킹 세이코가 출시 당시부터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시계였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당시의 킹 세이코는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러한 문구로부터 알 수 있듯 킹 세이코는 높은 정밀도를 유지하면서 스타일링 디자인에 중점을 둔 손목시계로 입지를 확립하고 사람들의 마음에 단단히 새겼습니다.

현대적인 감각을 활용해 도전하는 디자인 작업

2021년 KSK를 킹 세이코 브랜드 부활의 기점으로 삼고자 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한정판 모델을 오리지널에 충실하게 재현하고 싶었으나, 가장 큰 문제는 오리지널을 만드는 데 관여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따라서 KSK 개발팀은 오리지널 모델을 공들여 분석하고 마지막 세부사항까지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고급 라이터에서 볼 수 있는 다이아몬드 널링 패턴이 들어간 12시 방향 인덱스는 빛이 다양한 각도로 닿을 때마다 반짝거리며 우아한 광채를 만들어냅니다. 다른 인덱스들 역시 입체감을 강조하는 구조로 구성되어 오리지널의 디테일을 충실하게 재현했습니다.

컴퓨터와 기계를 통해 정교하게 가공된 12시 방향의 인덱스는 아주 섬세하게 처리되어 오리지널의 다이아몬드 널링 패턴을 재현하며, 다이얼 컬러는 한정판 위해 새롭게 개발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각각의 세부 사항들을 정교하게 복각하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는데, 특히 가장 어려운 부분은 러그였습니다. 공교롭게도 KSK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KSK의 러그에는 끝에서 끝까지 4개의 면이 존재하고 이들은 모두 동일한 꼭지점과 교차하는데, 폴리싱을 할 때 한 면을 너무 많이 연마하면 꼭지점과의 정렬이 어긋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게다가 각 4개의 러그는 모두 균일하게 마감 처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디테일입니다.

개발팀은 KSK의 가장 특징적인 디테일로 ‘러그의 강렬한 쉐입’이라고 만장일치로 꼽습니다. 러그는 끝에서 끝까지 4개의 평면이 동일한 꼭지점과 교차하기 때문에 조금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는 최고 수준의 폴리싱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한정판 모델을 특징적인 디테일에 중점을 두어 재현하면서도 SJE089 및 SJE091 모델에서는 보다 모던한 개선점들이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브레이슬릿 부분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는데, 2021년 한정판 모델에는 가죽 스트랩이 함께 제공된 것과 다르게 2022년 출시된 정규 에디션 모델에서는 7열의 브레이슬릿으로 변경되었습니다.

1970년대의 킹 세이코에 사용된 브레이슬릿 디자인을 기반으로 스테인리스 스틸을 세공해 더욱 볼륨감 있는 외관을 구현했으며, 브레이슬릿 링크는 러그와 어울리도록 플랫하게 마감해 전체적인 디자인의 조화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새로운 킹 세이코에는 7열의 브레이슬릿이 추가되었습니다. 브레이슬릿 링크의 겉면은 시계가 가진 선적인 요소들과 조화되도록 플랫하게 마감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전반적으로 오리지널 킹 세이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JE089의 실버 컬러 다이얼은 브러시 피니싱의 길이와 경도를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선레이 패턴으로 마감되어 부드러운 느낌을 지닌 고급스러운 질감을 더욱 섬세하게 표현한다.

킹 세이코 케이스 디자인의 샤프한 프로파일과 조화를 이루면서 깊이감 있는 디자인을 위해 블랙 컬러 다이얼의 새로운 SJE091을 개발했습니다. 햇빛 아래에서는 은은한 푸른빛을 띠며 두 가지 모델 모두 혁신적이면서 도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넓고 긴 핸즈는 KSK의 또 다른 디테일입니다. 오리지널 모델 고유의 느낌을 그대로 가진 채 모던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부드러운 방사형 패턴을 적용한 실버 컬러 다이얼을 개발했습니다.

입체적인 디자인의 오리지널 KSK와 동일하게 강렬한 프로필이 특징인 케이스지만, 현재 세이코의 무브먼트 중 가장 얇은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칼리버 6L35’를 탑재한 결과로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한 오리지널 보다 두께가 0.2mm 얇아졌습니다.

2021년 킹 세이코 모델은 빈티지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두꺼운 박스형 글라스로 만든 반면, SJE089와 SJE091은 얇은 글라스를 채택하여 오리지널에 비해 슬림 해졌습니다.

케이스의 측면 부는 오리지널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지만,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를 더 얇게 제작함으로 시계의 전체 두께를 10.7mm로 유지하여 소매에 걸리는 현상을 줄일뿐더러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하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오리지널 제작팀의 독창성 덕분에 킹 세이코는 독특한 존재감을 발산하는 미니멀한 디자인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인덱스와 러그 같이 선적인 요소는 유지하되 면적인 요소를 강조한 브레이슬릿과의 결합을 통해 날카로우면서도 모더니즘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외관으로 하여금 디자인적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렸습니다.

킹 세이코 엠블럼은 정규 에디션 시계들을 제작할 때 추가되었습니다. 자잘한 구성요소들을 줄이고 아이코닉한 방패 디자인을 강조함으로써 현대화하였습니다.

20세기 이후에 세워진 건축물들이 지금에도 계속해서 사랑을 받았던 것처럼, 새롭게 탄생한 킹 세이코의 날카로운 프로필이 디자인에 민감한 시계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에 여지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