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iko Prospex SpeedtimerxDatsun 240Z
같은 시대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두 브랜드의 만남
같은 시대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두 브랜드의 만남
1969년, 세이코는 수직 클러치와 칼럼 휠을 모두 탑재한 세계 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를 선보였습니다. 같은 해, 닛산은 미국 시장에서 닷선 240Z로 판매된 페어레이디Z(Fairlady Z)를 출시하며 스포츠카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같은 해에 탄생한 두 브랜드의 아이코닉 모델이 만나, 마침내 특별한 협업이 실현되었습니다.

카토 테츠야 세이코 Prospex 스피드타이머와 닷선 240Z의 협업 모델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 대담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코닉한 아이템이 1969년 나란히 등장했다는 점에서 동시대의 상징이라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가와무라 마사노리 네, 당시 세이코는 국제 크로노그래프 개발 경쟁에 참여하고 있었고, 1969년에 세계 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양산화에 성공했습니다. 같은 해에 출시된 240Z는 이후 1971년 이스트 아프리카 사파리 랠리에서 우승을 거두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죠. 이번 협업은 바로 이렇게 같은 시기에 일본에서 탄생해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두 제품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또한 1960년대, 저희 회사는 스톱워치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었고, 세이코는 닛산의 모터스포츠 활동을 타임키핑 측면에서 지원하며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카토 다무라 씨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닛산 내부적으로는 240Z가 북미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고 계신가요?
다무라 히로시 사실 닛산의 대표 모델인 240Z와 스카이라인 2000 GT-R은 모두 1969년에 탄생했습니다. GT-R은 레이싱 엔진을 박스형 세단에 탑재한 접근 방식이었다면, 240Z는 롱 노즈-숏 데크(long-nose, short-deck)와 유려한 라인을 우선시했고, 그 후에 기능을 따라가게 한 설계였습니다. 저는 240Z의 성공 요인이 스타일리시하고, 빠르고, 멋진 사운드를 갖춘 스포츠카이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었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카토 차도 시계도 결국 형상(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969년은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해이기도 하고, 이 시계를 기점으로 자동차 디자인도 크게 변화했죠. 이른바 '스페이스 에이지(Space Age)'였던 그 시기에 탄생한 모델인 만큼, 이번 협업 시계 개발에서 어떤 점에 가장 신경을 쓰셨는지 가와무라 씨께 여쭙고 싶습니다.
가와무라 모델이 3~4종 정도 있고, 디테일은 정말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예를 들어, 기계식 크로노그래프 모델은 랠리카의 세계관에 맞춰 가독성이 뛰어나야한다고 생각했고, 240Z의 보닛이 태양 반사를 방지하기 위해 블랙 처리되어 있는 것처럼, 6시와 9시 방향의 크로노그래프 서브 다이얼에도 '제트 블랙'이라는 무광 페인트를 사용했습니다. "DATSUN" 로고는 디자인이 여러 가지 존재하는데, 모델별로 각기 다른 버전을 정확하게 재현하여 반영했습니다. 또한 타키미터와 인덱스 링에 들어가는 숫자 서체는 240Z의 계기판에 사용된 폰트를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실제 폰트를 정확히 검증하고 복원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카토 일반적인 협업이라면 보통 하나의 모델만 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다양한 버전이 함께 나왔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가와무라 저희는 전 세계의 팬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모델을 선택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가치와 선택지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카토 다무라 씨는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모델을 보시고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다무라 약 1년전쯤에 프로토타입을 처음 봤는데, 이제 실제 제품을 착용해보기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단순히 좋은 제품이라면 돈을 들이면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할지는 결국 그 제품에 얼마나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도 인상적이고 스톱워치 조작도 굉장히 부드러웠지만, 가와무라 씨의 고집과 철학을 듣고 나니 이 시계가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카토 자동차 애호가 중에는 시계를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두 분야의 공통점은 디자인, 기술, 그리고 스토리의 조화를 진심으로 즐길 줄 안다는 점입니다.
가와무라 스포츠카와 시계의 또 다른 공통점은, 사실 세상에서 없어져도 누구도 불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죠. 하지만 어쩌면 바로 그런 '필수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것'들에서 문화가 태어나는 것 아닐까요?
기획/리포트 : 사토 타케시 / 사진 : 오카무라 마사히로/ 출연: 가와무라 마사노리 (세이코 워치 제품 디자인 부서), 다무라 히로시 (닛산 자동차 브랜드 홍보대사), 카토 테츠야 (카 그래픽 대표)
※ 본 콘텐츠는《CG》9월호 기사에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