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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Urushi Lacquerware And Watchmaking; Collaboration That Evolves To The FutureCulture Urushi Lacquerware And Watchmaking; Collaboration That Evolves To The Future

우루시 칠기와 시계 제작; 미래로 진화하는 협업
(로버트 캠벨 × 다무라 잇슈 대담)

세이코는 2011년 프레사지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100년이 넘는 세이코의 자랑스러운 시계 제작 전통을 이어감과 동시에, 세이코 프레사지의 시계들은 세계에 독창적인 일본의 미학을 전하고 있습니다.

세이코 프레사지는 일본이 자랑하는 장인 정신과 기술력으로 집약한 컬렉션으로, 전통적인 일본 공예 기법을 다이얼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손목시계를 문화의 영역으로 승화시키고, 이 전통을 미래에도 계승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탄생한 프레사지는 일본 장인들의 뛰어난 솜씨를 강조하며,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늘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리해 온 시계 제작과 전통 공예의 기술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도록 합니다.

그중 하나가 우루시 칠기 다이얼로, 금속과 옻칠을 직접 결합하는 혁신적인 기법을 적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정교한 칠기의 찬란한 색감과 우아함을 아름답게 드러내는 시계를 완성합니다.

Photo The Seiko Presage

「세이코 프레사지」

전통 공예 속에서 길러진 기법을 현대의 정밀 시계에 적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고, 시계 제작과 전통 공예의 공통점을 탐구하기 위해 우리는 전통 칠기로 유명한 이시카와현 가나자와를 찾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일본 전통 공예에 폭넓은 경험을 가진 미국인 일본 문학 학자 로버트 캠벨이 칠기 장인 다무라 잇슈와 함께 옻칠의 매력, 그리고 일본 전통 문화를 미래 세대에 전승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옻칠 공예: 일본의 기후와 풍토가 빚어낸 살아 있는 예술

―― 무엇보다도, 오늘 눈보라 속에서도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에서 와주셔서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로버트 캠벨 선생님께서는 수년간 일본 각지의 훌륭한 칠기 작품들을 접해오셨는데요, 일본의 옻칠 공예와 그에 담긴 기법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로버트 캠벨:우루시는 대부분의 도료와 달리 도포되는 순간부터 열화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식과 손상을 방지하는 보존적 성질을 지니고 있지요. 이것이 놀라운 점 중 하나입니다. 천연 옻칠의 또 다른 매력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모습에 있습니다.

Photo Isshu Tamura&Robert Campbel

저는 집에서 옻칠 그릇과 쟁반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용할수록 서서히 변화하여, 세월이 흐르면서 색감은 더욱 선명해지고 처음 구입했을 때보다 광택이 더해진 듯합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을 기르듯, 그릇을 함께 길러 나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시간은 옻칠 작품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다무라 잇슈:정말 멋진 시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연 옻칠은 고온에 약하기 때문에 식기세척기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고 아낄 수 있는 것이지요. 사실 옻칠은 오래 사용할 것을 전제로 만들어지며, 사람들은 오랜 세월 함께해 온 그릇에 자연스레 애정과 친밀감을 느끼게 됩니다.

캠벨:다무라 선생님께서 오늘 가져오신 마키 장식 작품들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 옻칠 공예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한 색감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마키 장식에는 흰색, 파란색, 보라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채가 쓰였는데, 작품을 약간 다른 각도로 비춰보면 마치 라메처럼 금빛이 반짝이며 빛납니다.

Photo A selection of maki-e pieces by Isshu Tamura.

다무라: 마키에에 사용되는 흰색은 메추리 알 껍데기에서 얻습니다. 메추리 알에는 점박이 무늬가 있기 때문에 먼저 그것을 정성스럽게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후 껍데기를 잘게 부수어 모자이크처럼 붙이고, 그 위에 옻칠을 여러 겹 입힙니다. 그러나 그대로 두면 시간이 지나 광택이 사라질 경우 옻칠이 부식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꼬리털로 만든 단단한 하케 붓과 숯재를 사용하여 마무리에 은은한 윤기를 더해줍니다.

Photo A selection of maki-e pieces by Isshu Tamura. From top left: brooch with floral motifs, maki-e incense holder with gold spiral, maki-e treasure box (small)

다무라 잇슈의 마키에 작품 모음. 왼쪽 위부터: 꽃무늬 브로치, 금빛 소용돌이 문양의 마키에 향합, 소형 마키에 보석함.

―― 옻칠은 수천 년 동안 일본인의 삶 속에 깊이 자리해 왔습니다. 그 기원은 조몬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에는 장신구나 생활 용구의 코팅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옻칠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캠벨: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 다재다능함과 다양한 활용성입니다. 옻칠은 천연 도료이자 안료, 접착제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옻나무에는 피부 발진과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독성이 함유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옻칠은 역사 속에서 그릇이나 생활 용품분 아니라 불상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사용되어 왔습니다.

옻칠은 오늘날 사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로(약갑)나 귀중품과 중요한 유물을 보관하던 보석함에도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옻칠 공예품이 지닌 가벼운 특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무라:맞습니다. 삼베 천으로 골격을 만들고 그 위에 옻칠을 입히는 간시쓰(乾漆) 기법으로 제작된 옻칠 공예품은 매우 가볍습니다. 덕분에 지진, 화재 등 재난 상황에서도 휴대하기에 적합한 소재가 되었지요. 또한 옻칠은 살균과 보존의 성질을 지녀 세균과 곰팡이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보석이나 귀중품처럼 오랜 세월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물건의 장기 보존에 큰 이점이 되었을 것입니다. 일본에는 귀중한 것을 지켜 미래 세대에 전하고자 하는 깊은 전통이 있습니다. 옻칠이 역사 속에서 그 전통을 뒷받침하며 가능하게 한 점이야말로, 옻칠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Photo Isshu Tamura

캠벨:2024년 설날에 발생한 노토 반도 지진 이후 저는 와지마를 여러차례 찾았습니다. 와지마는 와지마누리 칠기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그곳에서 장인드로가 지역 주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일본이 고대부터 자연재해에 취약한 환결 속에 살아왔다는 사실을 깊이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일본은 자연재해를 삶의 일부로 전제하며 쌓아온 풍부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지진 이후의 경험은 이러한 진리를 더욱 뚜렷하게 제게 각인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옻칠 장인은 삼베와 대나무로 골격을 만들 수 있고, 마감에 사용할 옻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작품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노토 반도에서는 지진으로 공방이 피해를 입은 많은 장인들이 간시쓰 옻칠 공예를 이어갔습니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저는 옻칠 공예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에 진정으로 적응할 수 있는 예술 형태라는 사실을 깊이 느꼈습니다.

이는 마치 금과 옻을 이용해 깨진 도자기를 복원하는 킨츠기와도 같습니다. 이러한 점은 옻칠 공예가 지속 가능하며, 재활용과 부활을 가능하게 하는 고차원의 예술 형태임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다무라:저 역시 이시카와 현에 살고 있는데, 제 거주지 주변도 이번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삶의 여러 방면에서 복구과 재건 작업이 이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이러한 과정이 수 세기에 걸쳐 되풀이되어 왔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는 지금 우리가 있는 호쿠리루 지역뿐 아니라 일본 전역에서 마찬가지였습니다.옻칠 공예는 이러한 파괴와 재생의 순환을 거듭하며 오랜 세월 살아남아 이어져 온 예술입니다.

전통 공예가 드러내는 일본적 가치

―― 다무라 선생님께서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옻칠 장인의 길을 걸어오셨고, 지금도 작품을 만들고 계십니다. 세이코 프레사지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으셨을 때, 옻칠을 시계에 접목한다는 발상이 꽤 놀랍게 다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다무라:처음에는 그런 것이 가능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참으로 멋진 발상이라고 느꼈습니다. 다만 실제로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1밀리미터의 100분의 1단위 까지 정밀함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몇몇 부분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본질적으로 두 공예는 매우 다릅니다. 기계식 시계를 제작할 때는 미크노 단위보다 작은 편차와 오차까지도 검증해야 합니다. 반면 옻칠 공에에서는 한 점 한 점이 고유하며,'유라기(ゆらぎ, 미묘한 흔들림과 변동)'가 작품의 개성과 깊이를 만들어내는 필수 요소로 여겨집니다. 시계를 제작할 때는 옻칠 공예 특유의 유라기적 매력을 의도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습니다. 다만, 시계의 정밀성과 기능을 해치지 않으면서 올바른 균형을 이루어내는 것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캠벨:세이코 프레사지 시계 제작에는 여러 장인들이 팀을 이루어 참여하며, 그 과정은 매우 정교하고 섬세합니다. 옻칠을 올리고, 연마하고, 다시 옻칠을 입히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지요. 이러한 시계들은 뛰어난 장인들의 기술과 노고가 만들어낸 놀라운 성취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시계에서는 옻칠이 금속 다이얼 위에 직접 입혀지는데, 금속 표면에 옻칠 마감을 적용하는 것은 거의 들어본 적 없는 혁신적인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Photo sample of a dial partway through the production process.

로버트 캠벨이 제작 과정 중간 단계의 다이얼 샘플을 들고 있다.

다무라:금속은 표면에 옻이 잘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자연 건조에만 맡기면 쉽게 벗겨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금속에 옻칠을 하는 것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수세기 전부터 사무라이의 갑옷 투구(가부토)나 철제 주전자 등에 녹 방지를 위해 옻칠이 사용되어 왔습니다.

금속에 옻칠을 할 때는 고온에서 옻칠을 경화시키는 '야키쓰케(焼付け)' 기법을 사용합니다. 옻나무에서 얻은 수액을 걸러 순수한 기우루시(生漆)를 만들어 금속 표면에 바르고, 이를 고온 열처리로 단단히 굳힌 뒤 연마숯으로 갈아내며 다듬습니다. 그 위에 흑칠을 입히고 다시 연마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시계 제작에서는 바탕칠과 연마 과정을 약 세 차레 반복하여 다이얼이 알맞은 두께에 이르도록 했습니다.

캠벨:그렇군요. 아마도 그렇게 정성을 기울인 작업 덕분에 빛의 각도에 따라 복합적인 색감이 미묘하게 변하는 것이겠지요. 정말 매혹적입니다. 저는 일본 전통 색채와 그 명칭에 대해 연구해왔는데, 일본 색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단지 밝은 색조에 국한되지 않고, 약간의 떫은 기운을 품은 어둡고 섬세한 색조까지도 포함한다는 점이라 생각합니다. 지나친 해석일 수도 있겠지만, 때때로 이러한 복합적인 색조와 그것을 낳은 문화의 배경에는 일본인의 정신적 감각이 자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Photo Robert Campbell

캠벨:예를 들어, 일본어에는 '쿠라쿠(苦楽)'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인간의 삶에는 즐거움뿐 아니라 고통도 함께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가치관을 담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행복과 불행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어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두 가지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에 비해 영어권에는 이 두 개념을 동시에 포괄하는 단어가 없어, “suffering and pleasure” or “suffering or pleasure.” 와 같이 따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흥미로운 차이이며, 때때로 저는 이러한 차이가 일본과 서양 미술의 색채감 차이에서도 드러난다고 느낍니다.

다무라:흥미로운 통찰이네요.

마치 눈과도 같습니다. 이 지역의 겨울철 폭설은 사람들에게 큰 피해와 고통을 안겨줍니다. 매년 제설 작업에 지쳐가면서도, 그 눈이 뒤이어 찾아오는 풍요로운 봄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기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고통과 즐거움, 괴로움과 행복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개념은 일본의 가치관에 깊이 뿌리내려 잇으며, 전통 예술과 공예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Photo Snow at Kanazawa 21st Century Museum

전통 옻칠 공예의 미래 계승을 위하여

Photo Isshu Tamura&Robert Campbell

―― 옻칠 공예는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의 삶 속에서 소중히 자리해 온 예술입니다. 이 문화를 미래 세대에 전승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다무라:그 답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일본의 많은 전통 예술과 공예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지요. 바로 종사자들의 고령화와, 그 뒤를 이어 이 길을 걷고자 하거나 이어갈 수 있는 차세대 인재의 부족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기술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첨단 기술을 옻칠 공에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먼저 그 사례들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3D 프린터나 AI처럼 제 전공 분야 밖의 것들을 배우는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영감을 얻곤 합니다.

전통 예술과 공에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일은 그 범위와 지평을 넓히고, 전통을 더욱 현대적인 맥락 속에서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옻칠 공예를 정밀 시계에 접목한 발상은 그 훌륭한 예이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 옻칠 공예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Photo Pine trees at Kanazawa 21st Century Museum

캠벨:사람들은 때때로 전통을 보호하려는 마음에서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려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배타적인 태도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른 문화를 능숙하게 받아들여 전통 속에 녹여내는 것이야말로 예술에 새로운 빛과 세련됨을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 할 때마다 벽과 장벽이 나타나기 마련이며, 이를 극복하는 과정은 장인들에게도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일 것입니다.

다무라:맞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일본 문화 자체가 대륙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발전해 온 것 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요소들을 흡수해 나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더불어,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일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세이코와 함께 시계를 만든 과정이 바로 그 좋은 예였습니다.

캠벨:정말 멋진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는 제가 조금 전 언급했던 '쿠라쿠(苦楽)'의 가치관과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힘들어 보이는 일도, 예상치 못했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법이지요. 선생님과 같은 분이야말로 훌륭한 본보기라고 생각합니다. 전통 예술을 지켜내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고 최신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계시니까요. 이는 분명히 다음 세대에게도 미래를 향한 혁신적 가능성의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이번 세이코 프레사지 신작이 가능한 한 많은 이들에게 닿아 전통 공예의 가능성을 넓히는 데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이 시계는 착용자가 어디서든 옻칠의 자연스럽고도 복합적인 색채를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예를 들어, 신칸센에 앉아 창밖 풍경이 다이얼에 비쳐지고, 그에 따라 변하는 옻칠의 표정을 감상하는 순간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Photo Robert Campbell

대담을 돌아보며

이번 대담은 사용하면 할수록 고유한 질감과 개성을 더해가는 옻칠 공예와, 시간을 즐기는 도구인 정교한 손목시계 사이에 깊은 울림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넘어, 오랜 세월 사용하며 소재가 지닌 아름다움을 느끼는 데서 오는 특별한 애정이 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사상을 미래에 전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통 공예와 세이코의 자랑스러운 시계 제작 전통이 공유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세이코는 앞으로도 시계 제작의 공예와 문화를 세대를 넘어 살아 숨 쉬는 영원한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작성: 후지마 사야카
사진: 고바야시 나오히로
편집: Huuuu Inc.
협력: 가나자와 21세기 현대미술관

Robert Campbell

로버트 캠벨

일본 문학 학자. 뉴욕 출생. 와세다대학교 교수이자 와세다 국제문학관(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자문위원. 센다이 미디어테크 관장. 전공은 에도 후기부터 메이지기에 이르는 19세기 한문학을 중심으로 한 전근대 및 근대 일본 문학이며, 관련 문학 장르, 예술, 미디어, 사상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또한 일본 언론 매체에서 뉴스 해설자, 신문·잡지 칼럼니스트, 서평가, 라디오 진행자로 활약하며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Isshu Tamura

다무라 잇슈

옻칠 공예가. 1957년생으로, 이사카와현 가나자와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가가 마키에의 전통을 기요세잇코에게 사사한 뒤, 세계적으로도 드문 정교하고 섬세한 표현 기법을 독자적으로 발전시켰다. 옻칠 그릇과 생활 도구뿐 아니라 가가 마키에가 적용된 고급 만년필과 시계도 제작했으며, 그 섬세한 아름다움과 탁월한 장인 정신으로 국제적인 찬사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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